文 잰걸음에 마음 바빠진 야권 잠룡들

입력 2013-12-02 02:29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대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되면서 다른 야권 잠룡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에 ‘올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당선 여부를 떠나 두 인사를 강력한 대권 후보로 보고 있다.

최근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못 박은 박 시장의 발언을 놓고도 갑작스레 빨간불이 켜진 시장 재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발언이지, 실제 불출마 선언이라고 보는 야권 인사는 거의 없다. 박 시장은 일단 재선을 위해 2011년 보궐선거 때 후보직을 양보한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시그널을 재차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협력 관계를 깨고 안 의원을 넘어서는 지지층과 경쟁력을 갖춰야만 대권 후보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지사는 최근 열었던 출판기념회가 마치 대선 출정식 같았다는 평을 남기는 등 주목받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임을 자인하는 그의 행보를 둘러싸고 친노 진영 내 문 의원과의 차기 대권 경쟁설이 나돌기도 한다. 호남과 충청을 자연스럽게 묶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러나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아 재선 관문을 통과해야만 확실한 대선주자 대열에 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9월 독일 유학을 마치고 약 8개월 만에 귀국한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다는 취지로 대학을 돌며 강연을 했다. 하지만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제기됐던 손 고문은 ‘안철수 신당’의 등장과 맞물린 야권 재편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자청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내년 3월쯤 귀국하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7월 재·보궐선거나 2016년 총선 등 중앙 정치무대에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486세대의 대표주자인 송영길 인천시장도 재선을 목표로 뛰지만 사법·입법·행정 경험을 두룬 갖춘 강점을 내세워 대선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