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기도 촉촉하게 유지…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
입력 2013-12-02 01:34
최근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고, 연간 2000여 명이 사망하는데도 사람들은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질환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어린이의 10%, 65세 이상 노인의 12.7%가 앓고 있는 천식이다.
천식은 폐 속의 기관지가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일으켜 좁아지거나 부어올라서 숨이 차게 되는 병이다. 기침 발작과 함께 숨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가 나고, 호흡이 힘들어지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가래도 끓게 된다. 완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감기, 한파 등 환경 속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요법이 권장된다.
본격 겨울철로 접어들어 추워지면서 더욱 심해질 천식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 4가지를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1 등산이 좋을까, 수영이 더 좋을까?=천식환자는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 숨이 찬 증상을 겪게 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폐활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해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등산, 자전거타기, 조깅 등의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날씨가 추운 겨울철 이른 시간에 조깅이나 등산을 무리하게 하는 일은 오히려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찬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 기도를 좁히게 되기 때문이다.
사계절 천식 퇴치에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이다. 천식 증상은 주변 공기가 건조하면 더 심해지는데, 물에서 하는 활동은 기도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수영을 한 뒤에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보온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2 흡연은 해롭지만 술은 괜찮지 않을까?=담배가 천식을 악화시키는 위험물질이란 사실을 잘 아는 반면 술은 천식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알코올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다.
특히 와인과 같은 주류 속에는 아황산염 성분이 첨가돼 있는데, 이 식품첨가물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황산염은 음식이 상하고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존제로 쓰이는 물질이다. 말린 과일, 과즙, 맥주, 감자, 새우 등에도 함유돼 있다. 아황산염에 의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는 이들 식품과 술을 피해야 한다.
3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은?=천식은 좁아진 기관지를 빠른 시간에 완화시키는 기관지확장제와 기관지 내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한다.
스테로이드제는 진통 소염 효과가 좋은 반면 장기간 사용 시 혈당 및 혈압 상승, 체중 증가, 골다공증, 위궤양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천식 환자들 가운데 스테로이드 사용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를 꼭 써야 할 때는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 사용하는 것이 천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로 들이마시는 흡입제 형태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지지 않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인체에서 생성되는 부신피질호르몬의 일종으로, 면역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제를 혼합, 한 번에 사용케 함으로써 스테로이드 과용 위험을 낮추는 등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하는 효과를 동시에 얻는 약이 나와 인기를 끈다.
4 천식약과 감기약을 같이 먹어도 될까?=천식환자들은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고, 일단 걸리면 더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다. 목감기가 기관지염 또는 폐렴으로 발전, 천식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감기약과 천식약은 같이 먹어도 될까.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성인 기관지천식 환자 10명 중 0.5∼1명이 아스피린 계통의 해열진통제에 과민반응을 일으켜서다. 감기약을 선택할 때도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든 것으로 바꿔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