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효자 종목 쇼트트랙서 빙속으로… 金4개로 차기 개최지 자부심 세운다
입력 2013-12-02 01:30 수정 2013-12-02 02:32
한국이 올림픽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1월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서다. 정부 수립 전인 미군정 시절로 한국은 국호인 KOREA와 국기인 태극기를 앞세워 참가했다. 비록 5명(임원 2명, 선수 3명)뿐인 초미니 선수단이었지만 해방의 기쁨과 독립국 출발을 세계에 알렸다.
52년 노르웨이 오슬로 동계올림픽은 한국전쟁 때문에 건너뛴 뒤 56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부터 빠지지 않고 선수단을 파견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동계스포츠 약소국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오히려 64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을 통해 처음 출전한 북한은 이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한필화가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동계올림픽은 유럽과 북미의 전유물로 두 대륙 이외의 선수가 메달을 따낸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동계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다. 88년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 시범경기로 채택된 쇼트트랙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를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그리고 실제로 4년 뒤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한국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김기훈)과 동메달(이준호),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김기훈 이준호 송재근 모지수)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금2, 은1, 동 1개의 성적으로 일본(금1, 은2, 동 4)을 제치고 메달 종합순위에서 일약 세계 10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후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강세에 힘입어 10위권 안에 꾸준히 랭크됐다. 하지만 오직 쇼트트랙에만 치우친 결과로 동계스포츠의 균형적인 발전과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올림픽에서 한국은 쇼트트랙 외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을 획득,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 14년만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따냈다. 참고로 토리노 올림픽 당시 한국은 북한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개막식에 공동입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지금까지 한국의 최고 동계올림픽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이다. 당시 한국은 역대 최다 메달인 금6, 은6, 동2를 획득해 국가별 메달 종합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특히 이전 대회에서 쇼트트랙에만 의존했던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확실한 빙상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빙속 삼총사’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이 금 3, 은 2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최단거리인 남녀 500m를 한 국가가 독식한 것은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이 처음이며 최장거리인 남자 10000m까지 휩쓴 것은 더욱 경이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동계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에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계 신기록(228.56점)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2월 열리는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을 최소 4개 이상 예상하고 있다. 가장 확실한 후보로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와 이상화, 그리고 심석희를 필두로 세대교체에 성공한 여자 쇼트트랙(2개)이 꼽힌다. 모태범과 이승훈, 남자 빙속 팀 추월 등에서도 유럽 선수들과 금메달을 다툴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