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교체 역할 회피 않겠다" 대권 재도전 피력
입력 2013-11-30 00:20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29일 “2017년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며 “대권 도전에 집착하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이 18대 대선 패배 후 차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의원은 1년 전 이날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었다.
문 의원이 사실상 차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면서 전날 신당 창당 선언을 공식화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대권 경쟁이 조기에 불붙게 됐다.
문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저도, 민주당도 준비가 부족해 벼락치기를 했다. 이번에는 미리미리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내는 것으로 지난 대선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다음 달 지난 대선을 평가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도전 의사를 천명하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최종본 미이관에 대해 “참여정부의 불찰이고 그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사초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며 “이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향후 정치 현안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간은 가급적 정치 현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언론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 “박근혜 대통령도 답답하겠지만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고 진정성 있게 나선다면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지금처럼 정당한 업무였다는 식으로 마구 나가면 야당이나 저 같은 사람이 도울 길이 없다”며 “꽉 막힌 정국에서 특검이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하고 있다”며 “그렇게 당하고 나서 (국회 보이콧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옹호했다.
안 의원에 대해서는 ‘우호적 경쟁관계’라고 규정했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은 민주당 밖에서 별도의 정치세력화를 통해서, 나는 민주당을 통해서 경쟁하게 됐다”며 “종래에는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야권 분열 우려와 관련, “안 의원이 새로 당을 만드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그런 걱정은 부질없다”며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안 의원이) 포괄하고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나중에 힘을 합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의) 신당과 연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의원이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야권은 문 의원과 안 의원의 경쟁 구도로 다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