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초 아동안전지킴이 할아버지들 2000만원 든 가방 주워 주인에 전달

입력 2013-11-29 18:05

서대문경찰서 관내 아동안전지킴이로 일하고 있는 유오수(75)씨와 김복용(71)씨는 28일 오후 서울 연희동 연희초등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주변을 둘러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오후 3시20분쯤 순찰을 잠시 멈추고 몸을 녹이기로 했다. 주변에 있는 농협 연희궁지점 현금인출기 코너로 들어간 두 사람은 기계 위에 놓인 종이가방을 발견했다.

가방 안을 열어본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5만원권 400장, 현금 2000만원이 가방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즉시 은행 청원경찰에게 신고했고 종이가방은 20분 만에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갔다. 현금 주인인 홍모씨는 회사 공금 2000만원을 은행 창구에서 인출한 뒤 개인 업무를 보기 위해 현금인출기에 들렀다가 깜빡하고 공금이 든 종이가방을 두고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홍씨는 소정의 사례금을 경찰서를 통해 전달하며 “회사 사무실 앞에 도착해서야 돈을 두고 온 것을 깨닫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어르신들 덕분에 돈을 찾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씨 등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무사히 주인을 찾아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60∼70대 할아버지들로 구성된 아동안전지킴이는 2인 1조를 이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초등학교 통학로나 인근 놀이터 등 아동보호구역을 순찰한다. 서울시내에서 총 632명이, 서대문경찰서 관내에서는 총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