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수출 족쇄 '노동위험국' 오명 벗었다… 유럽유통협회 결정

입력 2013-11-29 17:53 수정 2013-11-29 22:37

한국이 노동위험국이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났다.

한국무역협회는 까르프, 아디다스 등 1198개사로 구성된 유럽 최대 유통단체인 유럽유통협회(FTA)가 28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한국을 노동위험국 명단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노동위험국은 유엔의 인간개발지수, 국제부패기구의 부패지수, 국제노동기구 협약 이행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된다. 노동위험국에 속한 기업이 유럽으로 수출할 경우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BSCI 감사를 받아야 한다. BSCI 감사는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이 노동·환경 기준을 제대로 지키면서 제품을 생산하는지 감시·감독하는 프로그램으로 서류감사, 공장실사, 노동자·인사담당자 인터뷰 등으로 이뤄진다. 감사를 거부하거나 불합격하면 FTA로부터 거래중단 압력을 받는다.

지난 10여년간 한국은 매년 노동위험국으로 분류돼 국내 기업들은 BSCI 감사를 받아왔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도 11개 기업이 BSCI 감사를 받았다. 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유럽 수출기업인 N사로부터 BSCI와 관련한 어려움을 접수하고 외교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과 공동으로 대응했다. 국내 기업이 부당한 감사를 받는 것은 물론 구매자들에게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한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FTA를 직접 방문해 한국의 노동부문 개혁 성과를 설명하고 노동위험국에서 제외해 달라고 강력 요청하기도 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적극적인 민간통상외교로 국격을 높이고 통상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한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