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동북아 신냉전시대] 긴장 높아지는 동북아… 군비경쟁 불붙는다
입력 2013-11-29 17:42 수정 2013-11-30 01:11
중국의 일방적인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중·일 간 군비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거침없는 팽창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도 동북아 지역에 추가 전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군사 전문가들은 29일 “동북아에 중국과 미·일이 맞서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으며 1960∼80년대 냉전시기보다 군사적 충돌 발생 위험성이 더 커져 각국이 거센 군비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기화로 해양과 공중에서의 확실한 주도권 선점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8일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에 제2 항공모함 기지를 건설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싼야항에는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초기 단계 설비가 이미 갖춰졌다”고 말했다. 싼야항은 중국 3대 함대 중 남해함대 관할에 속한다. 제1 항모 기지는 북해함대사령부가 위치한 산둥성 칭다오(靑島)에 있다.
랴오닝호는 지난 26일 오전 칭다오를 떠나 사흘 동안 항해한 뒤 이날 싼야에 정박했다고 중국해군망이 전했다. 랴오닝호는 이곳에서 보급을 받은 뒤 훈련을 계속하게 된다.
랴오닝호의 첫 장거리 훈련으로 남중국해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이어도 등에 중무장한 해군력을 보낼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35년까지 6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해 북해와 동해, 남해 함대에 2척씩 배치할 예정이다. 이지스함도 현재 3척에서 연내 2척을 추가 전력화하고 오차범위가 10m에 불과한 위력적인 대함 탄도미사일 DF-21D를 장착할 계획이다.
일본 역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1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6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며 센카쿠 일대를 감시할 수 있는 기구형 레이더 시스템을 도입하고 센카쿠 열도 방어를 위해 사거리 400∼500㎞에 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개발할 예정이다. 차세대 대잠 초계기 P-1 2기를 중국과 가까운 기지로 전진 배치했고 2014년 말까지 7대를 추가 배치해 감시활동을 강화한다. 일본은 또 헬기 탑재 호위함에 배치할 수 있는 전투기 F-35B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해양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예산이 삭감되는 와중에서도 이지스 구축함, 장거리 신형 해상초계기 P-8 등에 대한 사업비를 확충하고 있다. P-8은 기존 초계기보다 이륙 중량과 활동 반경이 1.3배 늘어나 더 광활한 지역에서 초계활동을 할 수 있고 적 함정 공격을 위한 하푼 대함미사일과 원격지상공격미사일(SLAM-ER)도 탑재된다. 항공모함 현대화도 추진되고 있다. 미국이 건조 중인 신형 항공모함은 일일 함재기 출격 횟수가 기존 항공모함보다 25% 늘어나 140∼160회 출격이 가능하다. 그만큼 파괴력이 늘어나는 셈이다.
스텔스 전투기 전력화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은 2016년까지 F-35의 최초 작전능력을 확보해 전력화할 예정이며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젠-20을 2017년 양산하기 시작해 2018년부터 작전배치할 예정이다. 일본도 F-35 42대를 도입해 2017년까지 전력화한다.
이들 강대국의 군비경쟁을 감안하면 한국은 미약한 편이다. 우리는 해양력 강화를 위해 현재 3척인 이지스함을 6척으로 늘리고 스텔스기인 F-35를 40대 도입할 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