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지도자들 ‘나라 안정 위한 조찬 기도회’ “다툼 멈추고 자성·통합을”

입력 2013-11-29 17:39 수정 2013-11-30 00:06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다툼을 멈추고 자성과 통합에 힘쓰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놓고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에서 대립과 논쟁이 잇따르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나라의 안정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갖고 성명을 통해 “지금은 국론분열과 좌우 이념 대립에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며 “국내외 경제위기와 북한의 위협, 강대국들의 패권쟁탈에 맞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모든 정쟁을 멈추고, 종교계는 정쟁에 휘말리지 말고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도회에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전 총장 림택권,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명성교회 김삼환, 한기총 증경회장 엄신형 이광선, 서울기독대 총장 이강평, 한교연 증경회장 김요셉,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김경원, 새에덴교회 소강석,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김승규·박성철 장로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종교계의 잇따른 시국선언에 우려를 표하면서 “종교 지도자들은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한 편향적 언동을 삼가고, 종교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상생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장이고, 누구든 선장을 흔들면 안 된다”면서 “그러나 선장에게는 권한과 함께 무한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보여 세상의 본이 되지 못했음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기도회를 주최한 김장환 목사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여부는 법에 맡기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 종교계가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림택권 목사는 “현재 대한민국의 위기는 하나님이 교회로 하여금 더욱 낮아져 세상을 섬기라 권고하신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