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또 또 또 ‘보이콧 국회’… 11월 이어 12월 국회도 극한 충돌 예고
입력 2013-11-29 17:33 수정 2013-11-29 21:58
11월 국회가 보이콧(의사일정 중단)으로 시작해 보이콧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전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한 것에 반발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지난 8일과 11~13일에 이은 세 번째 보이콧이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에서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고 밝혀 여야 간 극한 충돌이 예상된다.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기점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강경론이 불을 뿜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 법정 처리 기일인 다음 달 2일에도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12월 말에 예산을 걸고 강하게 투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들도 계시고, 여론의 압박을 많이 받는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 “그럼에도 지금은 투쟁할 때”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지금이 결판내야 할 시점”이라며 “보이콧을 빨리 끝낼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특검과 국가정보원 개혁특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의회주의자를 자처했으나 새누리당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직후 지도부 책임론이 들끓고 강·온파의 내부 분열 움직임까지 보이자 당 대표직을 건 대여 투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정책의총을 열어 투쟁 방식을 결정하고, 강창희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호남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이콧이 옳으냐 그르냐, 너무 자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지만 당 대표가 저렇게 나오니 당분간은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양특’(특검·특위) 배수진을 쳤다면 새누리당은 ‘특검 불가’에서 요지부동이다. 여론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준예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밤낮없이 달려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사실상 단독으로 개최한 국회 예결위에서도 예산심사 대신 민주당을 성토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보이콧 상태를 계속 끌고가기는 부담스럽다. 준예산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여야 모두 국민의 지탄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당분간 극심한 냉각기가 불가피하지만 정기국회 마지막 날(다음 달 10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점(같은 달 16일) 등 특정 시점에는 여야가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