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협상의 계절… 박병호 “연봉홈런 날리겠다”

입력 2013-11-30 04:57

이제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4년도 구단별 재계약 대상 선수(보류선수) 513명 명단을 29일 각 구단에 공시했다. 이에 따라 각 구단들은 보류선수들의 올 시즌 성적에 따른 인사고과를 매긴 뒤 12월부터 협상에 들어간다.

10개 구단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팀은 LG다. 10년 넘게 하위권을 맴돌았던 LG는 2011년 시즌부터 ‘신연봉제’를 도입했다. 기존 고과시스템에 ‘팀 승리 기여도’를 추가한 방식으로 성적에 따라 인상과 삭감의 폭이 크다. 11년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LG 선수들 사이에선 당연히 내년 연봉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올 시즌 LG의 변신에 큰 기여를 한 신진 선수들의 높은 인상률이 예상된다. 선발진에서는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했고, 야수진에서는 김용의와 문선재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 5명 중 올해 가장 높은 연봉은 류제국으로 1억원이었다. 1억원 미만인 4명 중에 새로운 억대 연봉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른 롯데도 주목된다. 롯데는 내부 FA인 강민호와 강영식을 각각 75억원과 17억원에 잔류시켰고, 두산에서 최준석을 35억원에 데리고 왔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이여상과 투수 심수창을 영입하며 5억원을 더 썼다. 하지만 6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만큼 연봉협상 테이블의 공기는 차가울 전망된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을 봤을 때 손아섭, 송승준, 김성배, 이명우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손아섭이다. 2년 연속 롯데 선수단의 MVP로 뽑힌 손아섭은 지난해 연봉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다 자신의 뜻을 굽히고 2억1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친 손아섭은 올해 100%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보여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은 협상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시즌 타격 4관왕에 오르며 혁혁한 공을 세운 박병호의 연봉은 100% 이상 인상이 확실시된다. 2012년 시즌 박병호의 연봉은 6200만원이었는데, MVP를 수상하며 올해는 2억2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보다 1억5800만원, 무려 254.8%가 인상됐다. 두 번째 MVP를 받은 올해에는 최소 4억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생 NC에게도 밀려 8위로 떨어진 KIA나 7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의 경우 칼바람이 예상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