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모성] 믿음과 자녀양육 사이, 영적 품앗이… 어머니기도회

입력 2013-11-29 17:38


날로 치열해지는 입시 경쟁 속에서 자녀를 믿음으로 키우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나 크리스천 부모들에겐 자녀들을 성경적 가치관과 믿음으로 양육하고 싶은 갈급함이 있다. 이런 열망을 반영한 듯 교회 내 어머니 기도모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어머니기도회는 잔소리로 자녀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공감대를 가진 어머니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자리다. 중계충성교회, 과천교회, 동탄시온교회 등은 어머니기도회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서울 중계충성교회(김원광 목사)는 10년째 매주 수요일 어머니기도회를 이어오고 있다. 어머니기도회에는 구호가 있다. ‘어기여차’. ‘어머니기도로 여호수아와 같은 차세대 리더를 기르자’의 줄임말이다. 500∼1000여 명의 어머니들이 찬양과 간증, 설교, 자녀를 위한 중보기도가 어우러지는 기도회에 참여한다. 종교가 다른 어머니들도 스스럼없이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기도회는 2004년 교회 지하교육관에서 출발했다. 기도회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출석 교인이 3배나 늘었다. 이후 기도회가 효과적인 선교 도구가 되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교회의 탐방과 강연요청이 쇄도했다. 교회는 2008년 ‘제1회 어머니기도회 전국 목회자 세미나’를 시작한 후 11차례 세미나를 열었다. 그동안 국내외 2000여개 교회, 5000여명의 목회자 등이 참석했다. 또 3월, 9월엔 각각 자녀비전세미나, 자녀성공세미나를 개최한다.

김원광 목사는 어머니기도회를 만들 때 바탕이 돼야 할 것 두 가지를 강조한다. 전도집회와 자녀중심 기도다. 김 목사는 “어머니기도회를 통해 위로와 치유를 경험한 어머니를 통해 믿지 않던 아버지들이 교회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기 자녀만을 위해 기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자녀를 위해 기도하다 보면 군대, 사회, 국가를 위한 기도까지 하게 되므로 기도의 출발은 자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과천시 과천교회(주현신 목사)는 이전부터 드려오던 여성예배를 2012년 어머니기도회로 바꿨다. 매주 목요일 80∼100여명의 어머니가 참석한다. 담당 사역자인 유성근 목사는 “한국적 상황에서 여성으로서 기도하기보다 어머니로서 기도할 때 훨씬 집중력 있고 뜨겁게 기도한다”며 “여성보다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이 더욱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어머니기도회는 인위적으로 만든 조직이 아니라 모임과 조직 운영이 자발적인 기도운동”이라며 “기도하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천교회는 찬양 안내 홍보 기도 영역에서 20명의 스태프가 활동한다. 가정사역위원회에 소속돼 어머니학교를 수료하고 섬기는 이들도 있다. 어머니기도회는 교육정보와 자기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의 특강과 공연도 마련해 어머니들에게 인기다.

경기 화성시 반송동 동탄시온교회(하근수 목사)는 3년 전 중계충성교회 세미나를 통해 어머니기도회를 알게 됐다. 방송팀 홍보팀 찬양팀 섬김팀 중보기도팀을 조직해 전도 집회 성격의 기도회를 시작했다. 기도회는 불신자들을 위해 주제를 세 가지 정도 나누고 조용히 자유롭게 기도한다. 또 월별 테마를 잡고 강사를 섭외한다.

올해 진행한 월별 테마는 새학기 자녀를 위한 기도회, 여성 우울증 관련 세미나, 말씀 성품교육, 힐링이었다. 영화, 문학, 음악, 음식, 스포츠를 통해 치유와 쉼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은 자녀·교육을 테마로 진행하고 있다. 어머니들은 주로 남편 구원, 자녀들의 학업, 가정의 건강 등의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한다. 다른 교회들과 달리 방학에도 쉬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80∼100명이 참석한다.

어머니기도회는 교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어머니기도회를 통한 유익은 한결같다. 대부분 자녀들이 변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머니들의 변화이다. 기도를 통해 자녀를 바르게 양육해야 하는 청지기로서의 사명 회복뿐 아니라 ‘나’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스런 딸임을 깨닫게 된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