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의 비양심적 조업에 개운치 않은 뒷맛
입력 2013-11-29 16:50
[쿠키 사회] 한·중 간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샅바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어선의 배은망덕한 싹쓸이 조업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기상악화로 인한 침몰을 막기 위해 80t급 요단어 25131호 등 중국 어선 3척이 전남 신안 흑산도 해역으로 긴급 피난을 온 지난 27일.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 등을 피하기 위해 서남해의 절해고도인 흑산도로 긴급 피신한 것이다.
2001년 4월 체결된 한·중 협정에 따라 양국 어선들의 자유 조업이 가능한 한·중 잠정조치 수역에서 흑산도가 훤히 보이는 곳까지 들어온 이들은 3일 만인 29일 새벽 기상여건이 호전되자 중국을 향해 귀항에 나섰다.
목포해경은 기상악화가 발생할 경우 외국선박이라도 출항이 가능한 날씨가 될 때까지 자국 해역에 머물도록 허용하는 국제적 관행에 따라 이들을 아무 조건 없이 받아 들였다.
그러나 이들은 기름값과 인건비 등 본전을 건지고 싶은 유혹을 끝내 떨치지 못했다.
한·중 잠정조치 수역을 거쳐 큰 바다로 뱃길을 잡은 이들은 허가된 그물코(54㎜)보다 훨씬 작은 10㎜이하의 그물을 바다에 던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싹쓸이 조업을 감행한 것이다.
이들은 한나절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염치없는 조업으로 멸치 11t을 잡는 횡재를 했지만 행복한 순간은 길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15분쯤 흑산도 서쪽 40㎞ 해상에서 목포 해경 경비함정에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된 것이다.
해경은 이들이 기상악화 때는 해경함정의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불법 싹쓸이 조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문홍 목포해경서장은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 격”이라며 “불법조업을 감행하는 중국어선은 24시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목포=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