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성경의 권위
입력 2013-11-29 16:55
시편 119편 105장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거나 성경 공부를 통해 우리가 섬기고 사랑하는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배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많은 경우 성경을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말씀을 잘 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읽거나 공부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 말씀에 반응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의 반응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반응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무용지물의 책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성경을 기독교의 정경이라고 부릅니다. 정경은 영어로 ‘cano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헬라어의 ‘카논’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헬라어는 히브리어 ‘카네’라는 단어를 음역한 것인데, 히브리어 카네는 갈대(reed)를 의미합니다. 갈대는 똑바로 곧게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고대에서 길이를 측정하는 잣대로 사용되었으며, 여기서 기준·표준·원칙이란 의미가 파생되었습니다.
즉 정경이란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신앙과 삶의 잣대이자 기준·표준·원칙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정경인 성경을 신앙과 삶의 기준, 잣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성경은 더 이상 믿음의 공동체에게 정경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어? 화장이 잘못됐네!”라며 화장을 고치기도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며 헝클어진 머리나 잘못된 옷매무새를 고치기도 합니다. 거울을 보고 잘못된 것을 알고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거울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 거울은 아무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이 기독교의 정경이라는 것은 성경이 제시하는 잣대와 기준에 내 신앙과 삶을 맞춰 반응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을수록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만 하고, 점점 더 하나님의 성품과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야만 합니다.
성경은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의 권위는 믿음의 공동체가 성경 말씀에 순종할 때 나타납니다. 부모의 권위가 언제 나타납니까? 자식이 부모를 우습게 알고 불순종하고 반항하는 것은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부모에게 순종할 때 부모의 권위가 나타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말씀의 권위는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 나타납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유주의 학자들이나 이단들이 하나님 말씀을 훼방해서가 아닙니다. 대부분은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표방하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우리가 신앙과 삶의 잣대로 주어진 정경으로서의 하나님 말씀에 반응하지 않았기에 우리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권위를 높이기는커녕 하나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시편 저자가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고백했듯 우리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살아 갈 때 매일의 말과 삶 속에서 하나님의 권위가 나타납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우리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권위가 나타나기를 소원합니다.
전정진 목사 (성결대 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