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0대女, 44년 전 헤어진 어머니 페이스북에서 만났다
입력 2013-11-29 09:54
[쿠키 IT]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에 사는 40대 여성이 헤어진 지 44년이 된 어머니를 페이스북에서 만나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지역 방송 6CW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인근 오션사이드에 살고 있는 안젤라 파머(44)는 첫 돌이 되기도 전에 어머니에 생이별하게 됐다.
어머니를 잊고 살던 안젤라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 여성에게 ‘친구 신청’을 받았다. 별 생각없이 신청을 수락한 안젤라는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순간을 맞게 됐다. 이 여성이 바로 자신의 어머니인 헬가였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에 살고 있는 헬가는 44년 간 딸을 찾아 헤멘 끝에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것이다.
안젤라가 어머니 헬가와 이별하게 된 것은 아버지인 클라우스 하인츠 호스트니크 탓이었다.
독일 잘츠코텐에서 클라우스와 결혼한 헬가는 가정 폭력을 참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클라우스는 딸 안젤라를 데리고 야반도주했다. 안젤라가 첫 돌을 맞기도 전의 일이다.
영아 납치죄까지 더해진 클라우스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18번이나 거처를 바꾸는 등 프랑스와 독일을 떠돌아 다니며 유랑생활을 했다. 안젤라에게는 “엄마는 너를 버리고 도망갔고 아빠는 사업 때문에 이사를 자주 할 수 밖에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안젤라는 18세가 되자 폭력이 잦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고 미국으로 이주해 살아왔다.
안젤라는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혼해 크로아티아에서 새 인생을 살고 있는 헬가는 딸을 잊지 못했다.
둘은 최근 인터넷 음성 통화 애플리케이션 스카이프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었다. 둘이 대화를 나눈 것은 서로에게 난생처음이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안젤라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한 경비를 모으기 위해 온라인 모금에 나섰다.
안젤라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하루빨리 크로아티아로 건너가 어머니 헬가를 만나는 순간을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