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새 음반 발표한 조관우 “타이틀곡 ‘화애’ 내 노래 중 가장 슬퍼”
입력 2013-11-29 00:01
가수 조관우(48)가 2011년 6월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합류했을 때 사람들은 기대보다는 걱정을 했다. 엄청난 성량을 자랑하는 가수들이 즐비한 ‘나가수’ 무대에서 팔세토(가성) 창법으로 노래하는 조관우가 어필하긴 힘들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해내며 첫 방송 이후 4개월간 ‘나가수’에서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 수차례 인상적인 무대를 연출하며 가수로서 재조명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가수’ 후유증이 만만찮았다는 점이다. 방송 당시 승부에 집중하느라 무리해서 연습한 게 화근이었다. 성대는 결절됐고 용종까지 생겼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만난 조관우는 “내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수 생명이 끝났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마음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제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목소리거든요. 근데 고음은 못 부르고 저음만 겨우 낼 수 있는 수준으로 목소리가 망가진 거예요. 결국 3개월 전에 용종을 떼어 내는 수술을 했죠.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는데 다행히 수술을 받고 나니 원래 목소리가 돌아오더라고요.”
이날 조관우를 만난 건 그가 발표한 싱글 음반 ‘화애(火愛)’에 대한 이야길 나누기 위해서였다.
앨범은 조관우가 2008년 내놓은 미니음반 ‘소나기’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신보다. 음반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화애’는 동양적인 멜로디가 특징인 애절한 발라드 곡. 이별의 아픔을 절절하게 그려낸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가니/ 가니/ 나를 버리고서/ 내가 없는 곳에/ 너는 멀리 가려 하니….’
“원래 음색을 잃어 힘들었던 시절, 그때를 떠올리며 노랠 불렀어요. ‘이별’할 뻔했던 저의 목소리에 바친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화애’를 녹음하며 팬 한 명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오랫동안 저를 사랑해준 분인데 현재 암 투병 중이거든요. ‘화애’는 제가 부른 노래 중 가장 슬픈 곡인 거 같아요.”
조관우는 1994년 1집 ‘마이 퍼스트 스토리(My First Story)’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늪’ ‘꽃밭에서’ 등을 히트시키며 90년대를 풍미했다. 그는 내년에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소속사(AJ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중년 세대와 젊은 세대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조관우와 후배 가수들이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앨범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