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 유린’ 낱낱이 폭로 국제여론 환기… 창립 10주년 맞은 ‘㈔북한인권정보센터’

입력 2013-11-28 18:51 수정 2013-11-28 21:24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등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폭로해 온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22일 서울 남산 제이그랜하우스에서 ‘10주년 기념의 밤’ 행사를 열어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향후 북한 인권 개선과 종교 자유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센터는 2003년 창립 이후 꾸준히 북한의 인권 관련 자료를 수집해왔으며, 2011년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월 2회 총 48회의 북한인권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고문과 처형, 정치범수용소 구금, 종교탄압 등 유형별로 인권침해 사례를 적시하고 가해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소속을 함께 수록했다. 이 내용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로 발표됐고 전 세계 2000여 국제기구와 정부기관, 언론기관, 인권활동가 등에게 발송됐다.

센터의 보고서 발행은 고통 받고 있는 2000만 북한동포를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해 구출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1만 명 이상의 증인들로부터 제공받은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의 내용은 그동안 허위로 드러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북한 당국도 보고서 발행을 비난했을 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하지는 못했다.

센터는 북한인권운동가인 김상헌(81) 남서울은혜교회 장로에 의해 설립된 순수 민간단체다. 정부도 못하는 일을 작은 민간단체가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데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센터 이사장인 김 장로는 “10주년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 없이 이 자리가 있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 20여년 일하고 1994년 퇴직했다. 그동안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살았기에 기독교인으로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외국인 지인으로부터 “너희 한국 사람들도 가만히 있는데 왜 우리가 북한사람을 위해 나서야 하는가”라는 볼멘소리를 들었다.

회개기도를 드린 뒤 무엇을 할 것인지 찾아 나섰다. 북한 동포들을 만나면서 북한인권자료를 수집할 필요성을 느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만든 윤현 이사장과 함께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창립하고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설립해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북한의 인권유린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2002년 북한동포 25명의 주중 스페인 대사관 진입도 그가 주도했다. 이 일은 주중 한국대사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에 중립적 입장을 취하면서 남북협상에 주력하고, 시민단체가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자는 것이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