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 작품, 한식처럼 풍부… 조경란·김영하·이정명 등 주목”
입력 2013-11-28 18:36 수정 2013-11-28 21:55
英 편집장들, 2014 런던도서전 주빈국 한국 대거 찾아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출판사 편집장과 관계자들이 2014년 런던도서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한국 작가와 작품 발굴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25일 입국해 민음사, 문학동네 등 주요 출판사 편집자와 여러 작가들을 만난 이들은 어떤 작품과 작가에 주목했을까.
서울 신문로 주한 영국문화원에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앤드아더스토리’의 스테판 토블러 편집장은 “한국 소설과 문학 작품은 한식처럼 풍부하고 다양하고 진짜 스파이시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유주, 배수아, 정영문, 김태용 등 다양한 작가들이 있더라”고 말했다. ‘블루도어’의 로라 디콘 편집장은 “영국에서 아직이지만, 미국에선 번역된 작품을 통해 알려진 조경란 작가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쿰파 프레스’의 케이티 슬레이드 편집장은 소설가 김영하를 꼽았다. 쿰파 프레스는 각 도시별로 작가들의 단편모음집을 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한국 작가 10명이 서울에서의 삶을 쓴 ‘북 오브 서울(Book of Seoul)’을 번역 출간할 계획이다. 케이티 편집장은 “영국 사람들은 다소 음울해서 해피엔딩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현대인의 고립과 절망, 자살, 어두움, 침울함 등에 관심을 가진 김영하의 작품에 구미가 당겼다”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팩 맥밀란’ 계열사인 ‘맨틀’의 마리아 레이츠 편집장은 이정명 작가의 ‘별을 스치는 바람’의 번역본(The Investigation)을 들어 보이며 내년 3월 영국에서의 출간 계획을 알렸다. 이 작품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시인 윤동주의 실화를 토대로 그의 시를 불태운 일본인 검열관의 죽음을 그린 ‘팩션’(역사물에 픽션을 가미)이다. 평소 옛 소련의 강제수용소 굴락(Gulag)에 관심이 많았던 레이츠 편집장은 지난해 런던도서전에서 25쪽 분량의 샘플을 본 뒤 바로 출판 계획을 잡았다고 한다. 내년 런던도서전에서 이 작가의 작품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이 작가의 작품이 영국에서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펴줄 계기가 될지 관심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