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90분에 올인”… V3 부푼꿈 울산 - 2관왕 도전 포항

입력 2013-11-29 05:39

K리그 클래식 1위 울산 현대와 2위 포항 스틸러스가 시즌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펼쳐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이보다 더 완벽한 각본이 있을까.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속이 타겠지만 지켜보는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동해안 더비’ 누가 웃을까=‘철퇴축구’ 울산과 ‘스틸타카’ 포항은 12월 1일 오후 2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룹A(상위 스플릿) 4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마음이 무겁다. 지난 27일 부산전에서 이겼더라면, 그리고 포항이 FC 서울에 졌더라면 울산은 조기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1대 2로 역전패했고, 포항은 3대 1로 이겼다.

겉으로 보면 울산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울산은 승점 73점(22승7무8패)을 확보, 포항(승점 71·20승11무6패)에 2점 앞서 있다. 울산이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구단 역사상 세 번째(1996년·2005년)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한다. 그러나 울산 김호곤 감독은 팀의 핵심인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포항은 이번 시즌 울산을 상대로 1무2패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서울을 누르고 쾌조의 5연승을 달려 사기가 올라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한껏 끌어올린 ‘베테랑’ 노병준(34)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미 하나은행 FA컵에서 정상을 차지한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시즌 2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득점 1위 김신욱 ‘조마조마’=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좌불안석이다. 팀의 골잡이로서 최종전에서 제 몫을 해야 하는 데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최종전 결장이 개인적으로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재 득점 1위(19골)를 달리고 있는 김신욱은 서울의 외국인 선수 데얀(18골)에 1골 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데얀은 12월 1일 전북 현대와의 시즌 최종전에 출장해 역전 득점왕을 노린다. 김신욱은 36경기에서 19골을 넣은 데 비해 데얀은 28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득점이 같을 경우 출전 경기가 적은 선수에게 타이틀이 주어진다. 따라서 데얀은 사실상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에 1골만을 남긴 상황이다. 데얀은 최근 3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또 서울이 요즘 페널티킥 상황을 맞으면 데얀을 키커로 밀어 주기 때문에 김신욱은 더욱 불안하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이 득점왕이 돼야 한다. 3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에 오르는 걸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서 국내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