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기 가동 중단… 2013년 겨울 전력도 ‘비상’
입력 2013-11-28 18:25 수정 2013-11-28 22:25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급)가 멈춰섰다. 또 정비 중에 있던 한빛 4호기에서도 일부 결함이 발견됐다. 올 겨울 전력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8일 “고리 1호기의 발전이 새벽 1시18분쯤 정지됐다”며 “터빈 계통 고장으로 보고 있는데 정밀조사를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1978년부터 가동된 고리 1호기는 당초 2007년 설계수명이 끝났다. 안전진단을 거쳐 2008년 1월 가동수명을 10년 연장하는 운영 승인을 받았다. 고리 1호기는 올 들어 176일간 계획예방정비를 받고 지난달 5일 발전을 재개했지만 54일 만에 다시 멈췄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 조치로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성 점검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고리 1호기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원전 23기 중 6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부품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케이블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를 비롯해 설계수명이 완료된 월성 1호기,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 4호기가 발전을 중단한 상태다. 더욱이 한빛 4호기 역시 이날 정비 중 원자로헤드 안내관 84개 중 6개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발전 재개 일정이 10∼20일 늦춰질 전망이다.
고리 1호기 정지로 당장 전력 수급에 문제는 없다. 하지만 본격 한파를 앞두고 있어 전력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 당국은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8008만㎾)보다 다소 높은 8000만∼8100만㎾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파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데다 극심한 추위가 예고돼 전력수요 변화폭이 어느 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수원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부품 교체를 완료하고 이달 중 가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빨라야 다음달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전력수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리 1호기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에나 재가동을 할 수 있어 보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리 1호기가 또 멈춰서면서 노후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