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여권에 변장까지… 중국인들 한국서 토플 대리시험
입력 2013-11-28 18:21
위조여권을 이용해 국내에서 토플(TOEFL) 대리시험을 치른 중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인 학생의 의뢰를 받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대신 토플시험을 치른 혐의(업무방해 등)로 중국인 장모(28·여)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한 중국인 이모(17)군을 불구속 입건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중국에 살고 있는 의뢰자 3명을 쫓고 있다.
장씨 등은 중국인이 많이 쓰는 인스턴트메신저 ‘큐큐(QQ)’ 등을 통해 영어권 대학 진학 등을 목표로 토플 고득점을 원하는 사람과 접촉해 건당 40만∼170만원을 받고 한국에서 대신 시험을 치렀다. 토플시험 의뢰자의 여권에 자기 사진을 부착해 위조하거나 신분 확인이 끝난 뒤 화장실에 간다며 시험장에서 나온 의뢰자 대신 입실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등은 중국에서 위조 신분증으로 대리시험을 치를 경우 발각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응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적게는 3차례, 많게는 10차례 이상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티모(29)씨는 해외에서 25차례나 대리시험을 치렀다.
경찰은 시험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에서 “응시료 결제 시 입력한 신용카드 번호 끝자리와 이메일 주소가 같은 사람이 많아 대리시험이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23∼24일 시험장에서 여권을 검사해 이들을 검거했다. 장씨 등은 중국의 유력 방송국 직원, 명문대 박사과정 재학생 등 고학력자이며 토플 최고 점수가 113점(120점 만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