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돕기 국제협력시스템 구축… 한국교회·NGO 모금운동도 확산
입력 2013-11-28 18:14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재난을 당한 필리핀 레이테섬 일대에서는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생계수단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살길이 막막하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레이테섬 타클로반에서 20㎞ 떨어진 타노안에서는 코코넛 농장의 나무들이 쓰러졌다. 500그루가 넘는 코코넛 나무 중 살아남은 것은 20여 그루뿐이다. 마리오 두마씨는 “우리 아버지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나무들로 잎과 가지를 엮어 집을 만들고 1년에 4번 열매를 따서 기름을 짜고 양식으로 삼거나 팔아 생계를 이어왔다”며 “다시 씨를 심고 가꿔야겠지만 언제부터 수확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태풍 당시 입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고통 받는 이들도 많다. 미국 복음주의자유교회(EFCA) 소속 샘 루이스 목사는 “주민들이 먹고살아온 생계 수단이 없어지면서 일상이 파괴된 것도 정신적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특히 사선을 넘나들었던 어린이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일을 이해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공황상태에 있다”고 릴리전투데이에 말했다.
타클로반 일대에서는 정부와 국제구호단체들 간의 협력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식량 배분이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잔해를 청소하고 시신을 수습하는 현장에도 중장비가 동원돼 효율이 높아졌다. 레이테섬 인근 사마르 북부에서 이재민들을 돕고 있는 굿네이버스는 정기적으로 식량을 배분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중장기 복구 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금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 40여개 교단과 단체가 연합한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과 국제구호NGO 굿피플, 월드비전, 기아대책 등과 함께 굿네이버스,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YWCA 등도 필리핀 돕기 모금을 펼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