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잉락 총리 “휴∼ 살았다” 불신임안 의회 부결… 시위대, 경찰청 건물 전기 차단

입력 2013-11-28 18:05 수정 2013-11-29 01:30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의회에서 부결됐다. 잉락 총리는 시위 중단을 호소했으나 시위대는 오히려 정부 건물의 전기를 차단했다. 잉락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는 푸껫을 포함한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태국 의회는 28일 야당인 민주당이 제출한 잉락 총리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297표, 찬성 134표로 부결시켰다. 26일부터 잉락 총리 불신임 찬반토론을 벌인 태국 의회는 집권 푸어 타이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신임안은 부결이 예상됐었다.

잉락 총리는 불신임안 부결 직후 TV 방송에 나와 “시위를 중지하고 점거 중인 정부 청사에서 나가줄 것을 제안한다”며 “정부는 대결보다는 해결책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잉락 총리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재무부에 이어 외교부 등 9개 부처 청사를 점거하며 정부 기능을 마비시킨 시위대는 이날 국방부와 교육부 등을 향해 행진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경찰청 건물의 전기도 차단했다. 경찰청은 자체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지방으로 확산될 기미도 보이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잉락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24개주에서 벌어져 주정부 기능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타웅수반 전 부총리는 잉락 총리 퇴진 압력을 높이기 위해 주정부 청사 점거 등 전국적 봉기를 촉구했다. 태국 법원은 25일 발동된 국내보안법에 따라 수텝 전 부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사법 당국은 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혼란이 계속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폭력 수단을 배제하고 모든 당사자가 평화적인 대화를 이어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