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고래가 다 꼴깍했나? 아니 달이 가져갔대요
입력 2013-11-28 17:15
누가 바다를 훔쳐 갔지?/글·그림 안드레아 라이트메이어/푸른숲주니어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날 에밀리는 수영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바다가 없어졌어요. 어제까지 물장구를 치고 놀았던 바다가 사라진 거예요. 바다는 도대체 누가 훔쳐 간 건가요? 에밀리는 바닷가 친구들에게 물어봅니다.
‘바다 속 마개를 뽑았나?’(바다표범) ‘어부들이 고기를 많이 잡으려고 바다를 데려갔어.’(해파리) ‘고래가 바닷물을 꼴깍한 게 틀림없어!’(바닷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 에밀리는 등대지기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할아버지는 “바다는 달이 훔쳐갔다”면서 “곧 돌아올 테니 걱정 말라”고 하십니다.
달이 바다를 훔쳐 갔다니요? 믿을 수가 없는 에밀리는 직접 바다를 찾아 나섭니다. 타박타박. 다리가 아플 만큼 멀리 걸어 나가자 찰랑찰랑 차가운 물이 발에 닿았습니다. 바다를 찾은 게 기뻐서 에밀리는 폴짝 뛰었습니다. 그런데 바닷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에밀리는 바닷물에 그만 풍덩 빠지고 말았어요. 그때 커다란 튜브가 떨어졌습니다. 등대 위에서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위험에 빠진 에밀리를 보고 구하러 온 것이지요. 할아버지는 “밀물 때는 절대로 갯벌에 나오면 안 된다”면서 밀물과 썰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은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커다란 자석이야. 달이 지구와 가까이 있으면 바닷물이 많아지고, 멀어지면 바닷물을 끌어당겨서 텅 빈 갯벌만 남는단다.”
책은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이렇듯 흥미진진하게 풀어냈습니다. 바닷물을 막아두는 마개, 바닷물을 모조리 마셔버린 고래 등 기발한 상상력과 이를 받쳐 주는 재미있는 그림으로 아이들 호기심을 북돋워 줍니다. 책 뒷부분에는 밀물과 썰물 시간표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도표를 첨부했습니다. 바닷물이 사라져 갯벌이 드러날 때가 언제이고, 또 바닷물이 깊어지는 밀물 때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아이들 스스로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저자는 독일 출신으로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아들을 떠올리며 쓰고 그렸다고 하네요. 박성원 옮김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