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위대원 한국서 수십년째 첩보활동
입력 2013-11-28 01:00
일본 자위대원이 한국에서 신분을 위장하고 50년 넘게 첩보활동을 벌여왔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전직 육상막료장(육군 참모총장), 전직 방위성 정보본부장 등을 인용해 육상자위대 소속 비밀정보부대인 육상막료감부운용지원·정보부별반이 냉전시대부터 한국 중국 러시아 동유럽 등에 거점을 설치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총리와 방위상(국방부 장관)에게 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약칭 ‘DIT’로 불리는 정보팀은 정보·어학·인사 등을 교육하는 육상자위대 고다이라(小平)학교에서 심리방호과정을 수료한 수십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냉전시대에는 옛 소련과 중국, 북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도시와 국가를 옮겨가며 3개 거점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한국 러시아 폴란드에서 활동 중이다.
요원들은 해외 파견 전 자위관 이력을 말소하고 다른 정부기관 소속으로 신분을 바꾸거나 일본 상사업체의 해외지점 사원을 가장한다. 현지 협력자를 이용해 군사·정치·치안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들은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육상막료장이나 정보본부장에게 정보를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총리나 방위성도 모르는 정보수집팀 운용이 자위대의 민간통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정비밀보호법안이 참의원을 통과하면 이들에 대한 감시는 더욱 어려워진다. 자위대 관련 정보 다수가 특정비밀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조직이나 그들의 국외 진출 등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