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장병 묻힌 곳에…”유언 채명신 주월남 한국군사령관 서울현충원 병사묘역 안장한다

입력 2013-11-27 18:54 수정 2013-11-27 22:49


지난 25일 별세한 채명신(예비역 중장·사진) 초대 주월남 한국군사령관이 국립서울현충원 병사 묘역에 안장된다. 국방부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이같이 결정하고 그 결과를 유족에게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채 장군은 별세하기 전 유족에게 “나를 파월 장병이 묻혀 있는 병사 묘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장군이 병사 묘역에 안장되는 것은 국립서울현충원 설립 사상 처음이다. 고인이 부하들과 함께 묻히게 될 묘지 크기는 일반 병사와 같은 3.3㎡다.

당초 국방부는 장군이 병사 묘역에 안장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부인 문정인씨가 남편의 유언을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로 청와대에 편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런 사연을 전해듣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고인의 유언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에게 고인의 유언에 따라 국립서울현충원 월남파병용사 묘역에 안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 장관은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채 사령관의 6·25전쟁 무용담을 많이 듣고 자랐다”며 “군의 정신적 지주이셨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