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잔인한 밀렵 실태 추적… KBS1 ‘KBS 파노라마’
입력 2013-11-27 18:32 수정 2013-11-27 22:47
KBS 파노라마(KBS1·28일 밤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주. 충청북도 면적의 한 사설 농장에서 사자 사냥이 벌어진다. 7년 전 남아공을 중심으로 야생동물 사냥이 합법화됐다. 사냥꾼들은 현지 가이드 안내를 받으며 살아 있는 염소를 미끼로 내건다. 이내 피 냄새를 맡은 사자가 접근하고 사냥꾼의 총구는 불을 뿜는다. 더 짜릿한 스릴을 맛보겠다고 석궁을 쏘는 이들도 있다. 사자는 즉사하지도 못하고 화살을 여러 번 맞은 후에야 쓰러진다. 이렇게 사냥되는 사자는 연간 1000마리에 달한다. 박제 사업도 호황이다. 사자 사냥을 허용하기 때문에 해외로 박제된 사자를 반출하는 것도 별 문제가 없다.
제작진은 남아공을 직접 찾아가 사자와 코뿔소 등 야생동물이 세계 각국에서 온 밀렵꾼에게 잔인하게 사냥당하는 실태를 취재했다. 밀렵꾼에 맞서 코뿔소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소개된다. 전 세계 약 4500마리밖에 남지 않은 검은코뿔소의 경우 새 서식지로 가기 위해 헬기로 이송된다. 육상 이송보다 몇 십 배의 돈과 노력이 더 들지만 밀렵꾼에게 노출될 위험을 막기 위해 헬기 이송을 고집한다.
아프리카에서 코뿔소와 코끼리가 밀렵의 최대 희생물이 된 까닭은 뿔과 상아 때문이다. 코뿔소 뿔의 암시장 가격은 1㎏당 7600만원. 뿔 하나당 무게가 10㎏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밀렵한 코뿔소 한 마리에서 수억 원을 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대규모 밀렵조직은 가난한 아프리카 서민들을 유혹해 밀렵꾼으로 나서게 만든다. 28∼29일 밤 10시 연속 방송.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