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연정 탈퇴” 선언
입력 2013-11-27 18:21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연립정부 탈퇴를 선언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상원의원직 박탈 여부 투표를 하루 앞두고 정부 압박 성격이 짙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포르차 이탈리아(전진 이탈리아)당이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키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저녁 일제히 보도했다. 포르차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마니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가 현 정부에 대한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여건이 더 이상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르차 이탈리아가 연립정부 지지를 철회하더라도 엔리코 레타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 당장 타격이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같은 당이었던 안젤리노 알파노 부총리 세력이 지난달 그와 선을 긋고 나와 새로운 중도 우익그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 연립정부도 그대로 존속된다. 알파노 부총리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상원의원직이 박탈되더라도 계속 중도 좌파 민주당 출신의 레타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에 남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다만 레타 총리 정부는 상원에서 과반수보다 10석 정도 많은 의석만을 유지하게 됐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배수진까지 치며 연립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가 상원의원직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달 세금 횡령 혐의로 4년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이와 관련 이탈리아 상원이 27일 그의 상원의원직 박탈 여부에 대해 투표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