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양사태 불 끄러 왔다” 장준경 강릉 출장소장 5개월만에 귀환
입력 2013-11-28 05:00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21일 강원도 강릉시에 출장소를 열었다. 강원지역의 금융민원이 최근 3년간 두 배로 늘어나는 등 금융교육과 상담이 절실한 도시였기 때문이다. 초대 소장은 금융투자협회에 파견 나가 있던 장준경(49·사진) 전 실장이 맡았다.
현재 장 소장은 강릉이 아닌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 본청 건물에 있다. 강릉지역 총책임자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서울로 돌아온 이유는 동양사태로 금감원에 번진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다. 그는 ‘동양증권 특별검사반’의 총괄팀장을 맡았다. 특별검사반은 지난달 23일 최종구 수석부원장을 반장으로 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장 소장은 금감원 내에서 증권분야 조사의 권위자로 불린다. 그는 자본시장 1·2국 부국장과 금융투자감독국 부국장 등을 맡는 등 증권분야 조사에 잔뼈가 굵다.
인력도 대거 충원됐다. 애초 동양증권 조사 인력은 23명뿐이었다. 이후 특별검사반을 만들며 인력을 50명까지 늘렸다. 여기서 현재 20명을 더 확대해 지금은 금감원 직원 70명이 동원돼 있다.
금감원은 특별검사반을 강화할 만큼 동양증권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동양증권이 투자자들에게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팔면서 사기·불완전판매의 요소가 군데군데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검사반 직원들은 이에 한밤중까지 동양증권이 제출한 2만개에 가까운 녹취록을 일일이 헤드셋을 끼고 앉아 분석하고 있다.
다만 금감원 내에서는 특별검사반으로의 인력 유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양증권 사태로 각 부서에서 인력이 대거 차출된 데다가 국민은행 문제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업무도 빠듯한데 사람이 줄줄이 빠져나가니 업무에 치일 대로 치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