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누구랑 붙어도 진다?
입력 2013-11-27 17:56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가 예상되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의 압도적 우세로 점쳐지던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흔들리면서 민주당은 긴장감이 역력했고, 새누리당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27일 발표한 ‘2014 지방선거 지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장 선거 가상대결에서 양자대결의 경우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52.2% 대 40.3%,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48.1% 대 43.8%로 각각 박 시장에 11.9% 포인트, 4.3%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대비해 실시한 당내 자체 여론조사에서조차 박 시장의 압도적 지지율만 확인했던 새누리당으로선 박 시장의 절대우세 구도가 깨졌다며 화색이 돌고 있다.
정 의원은 특히 지난 18일 정치컨설팅 전문업체인 윈저코리아의 여론조사에서도 투표율이 56% 미만일 경우 박 시장에게 승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 의원은 리서치뷰 여론조사결과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박원순 대항마’로서 주가를 재확인하며 당내 최고 유력후보의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일방적인 박 시장 우세에서 해볼 만한 선거로 판세가 요동치면서 새누리당 내에선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행보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 의원과 오 전 시장 이외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이혜훈 정우택 최고위원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 7개월가량 남은 지방선거에서 개별 여론조사에 벌써부터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서울마저 새누리당에게 내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마저 부담스러운 형국이다. 민주당으로선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을 놓고 안 의원 측과 빅딜을 하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