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창당 시나리오… ‘안철수 신당 시계’ 늦춰지나

입력 2013-11-27 17:55 수정 2013-11-27 22:00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을 피력하면서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을 중심으로 사실상의 창당 준비기구 출범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민주당 이계안 전 의원이 탈당했고 안 의원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당초 기정사실화됐던 ‘연내 창당 준비위원회 발족 후 지방선거 전 창당’ 기류가 최근 급변하면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타임테이블이 더 복잡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정당 만들겠다”=안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다. 하지만 통상 진행되는 비공개 질의응답도 받지 않겠다고 미리 못 박아 놓은 상태라 안 의원이 창당 시점을 발표하거나 영입 인물 면면을 공개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제3세력의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A4용지 3쪽 분량의 기자회견문에는 이를 위한 준비 체제를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한다. 그동안 정책 마련을 맡았던 ‘내일’을 재정비해 이 같은 역할을 담당케 하리란 관측이다. 안 의원은 ‘내일’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국민여론 수렴과 함께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내일’과는 별개로 여의도 사무실도 열 채비를 하고 있다.

또 이르면 이번 주말 주변 조직을 공식화하고, 차례로 영입 인사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지낸 이 전 의원이 지난 26일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그는 10월 재보선이 예상됐던 경기도 평택을에 안 의원 측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 전 의원은 신당 합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석 전 의원 등 여야 전·현직 의원의 합류설이 나돌고 있어 추가 탈당 가능성이 있다.

◇결국, 安 입에 달렸다=안 의원이 창당 시점을 거론하지 않을 터라 갖가지 창당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 창당을 하기에는 아직 많은 정치적 변수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지난 대선 때 약속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연달아 치러지는 내년 7월 재·보궐선거도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치러질지 미지수다.

이에 ‘느슨한 무소속 연대’ 혹은 ‘창준위 형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창당 부담을 뒤로 미루고 지방선거의 승패에 따라 창당 여부를 결정해 2년 뒤 총선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 의원 측 내부에선 불만도 터져 나온다. 안 의원이 지난 4월 국회에 입성한 후 세력화를 계속해 왔고, “내년 2∼3월 창당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주변 인사들의 실망도 만만치 않다. 전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약속했다가 거둬들인 10월 재보선에 이어 창당이 구체화되기는커녕 후퇴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안 의원은 신당 창당 선언을 위해 제3의 장소까지 물색해 놨으나 발표 내용을 축소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