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열정이 있어야 산다

입력 2013-11-27 16:41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자신의 사생활을 열정적으로 홍보하는 사람들을 변호하는 칼럼이 실렸다. 자전거타기에 ‘미친’ 사람은 어디에서나 자전거 이야기를 하고, 어떠한 대화든 그 결론은 자전거로 끝난다. 헬스에 빠진 사람도, 마라톤에 빠진 사람도, 게임에 빠진 사람도, 영화에 빠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 범퍼 스티커에 자식 자랑을 늘어놓기도 하고, 자신의 애완동물을 홍보하기도 한다.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더 적극적인 사생활 홍보물이 넘쳐난다. 그런데 이처럼 ‘자신의 열정을 알리고픈 사람들’의 이웃들은 불편할 때가 많다. 때때로 그 열정이 너무 과도해 수용하기 어려운 민폐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열정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To be passionate is to be alive)’이므로 그들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이 무례하지 않는 이상) 오히려 한 번쯤 칭찬해주자는 것이 이 칼럼의 결론이다.

비슷한 시기 한 국내 언론은 열정적으로 대한민국을 홍보하고 다니는 20대의 영국 남성을 소개했다. 그는 일명 ‘런던 길거리에서 김치 먹이는 영국 남자’다. 열두 살 때 중국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2008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본격적인 한국 사랑에 빠졌다. 그는 요즘도 길거리에서 영국인들에게 김치를 먹어보게 하고, 한국어도 가르쳐 준다. 지금은 유튜브에 영국 문화를 한국어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문화를 영국에 소개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올릴 계획이다.

이 두 가지 이야기가 별개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 속에는 공통된 주제가 흐르고 있는데, 바로 ‘자발적인 열정’이다. 자신의 사생활을 끊임없이 자랑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어떠한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한국을 알리느라 늘 바쁘게 돌아다니는 영국 젊은이의 마음속에는 아무도 꺼뜨리지 못할 열정이 끓어오른다. 그래서 그들은 때때로 쏟아지는 주변의 비아냥과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과연 무엇이 이 사람들을 이토록 ‘미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바로 자기 확신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이다. 자신이 경험한 절절한 감동이 그들을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가슴속에는 마침내 그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줘야겠다는, 억누를 수 없는 열정이 끓어오른다. 이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마니아가 생겨나는 공통원리이며, 신약성경의 초대교회뿐만 아니라 대부흥의 역사가 일어난 곳에서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공통적으로 일어났던 현상이기도 하다. 결국 한국교회 쇠락의 근본 원인은 인구감소와 경제불황이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의 삶 속에서 감동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곧 2013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된다.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어느덧 잃어가고 있는 첫사랑의 감동을 되살려보자.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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