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아이옷 공유하세요… 서울시, 시스템 마련
입력 2013-11-27 17:30
[쿠키 사회] 서울 신월동에 사는 주부 류모(42)씨는 최근 옷장을 정리하다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에 구입해 몇 번 입지 않은 아이 옷이 부쩍 커 버린 아들(6)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변에 줄 사람도 마땅치 않은데다 새 옷이나 다름없는 옷을 재활용수거함에 넣고 다시 옷을 사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했음직한 이런 고민들은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정한 아이 옷 공유기업인 ㈜키플이 자치구,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동으로 온라인상에서 정기적으로 아이 옷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서울 성북구는 27일 구청에서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연합회, 키플과 아이 옷 공유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28일에는 구로구와 지역 국공립 어린집연합회, 키플이 같은 협약을 맺는다.
앞으로 이들 지역의 국공립 어린이집들은 분기 또는 반기별로 아이 옷 수거일을 정해 키플이 제공한 수거가방을 가정으로 발송한다. 그러면 각 가정에서는 상태는 좋지만 작아 못 입게 된 옷을 가방에 담아 정해진 날 어린이집으로 보낸다. 키플은 이 옷을 수거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다른 부모들과 공유하고 옷의 가격·품질에 따라 개별 부모별로 포인트(판매가격의 70%)를 적립해 준다. 부모들은 이 포인트로 키플 홈페이지에서 자녀에게 어울리는 옷을 구입할 수 있다. 50%까지는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지불하면 된다.
시는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아이 옷을 개별적으로 택배로 보내야 하는 불편함도 덜고, 포인트로 필요한 옷도 구입할 수 있어 아이 옷 공유가 더욱 활성활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성북·구로구에서 시범실시한 후 문제점 등을 보완해 나머지 자치구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조인동 시 서울혁신기획관은 “물품이나 자원 등을 소유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는 공유(公有)가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며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