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또 ‘SOS’… RCPS 발행 4000억 조달 추진

입력 2013-11-26 23:14 수정 2013-11-26 10:51

두산건설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4000억원을 확충한다. 올해 초 계열사 등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한 지 1년도 안돼 다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RCPS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RCPS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이지만 2년 내 상환하거나 5년 내 보통주로 전환 가능하다. 두산그룹 측은 이를 ‘정상화로 가는 길’로 설명했다.

전날 두산건설은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주식병합)를 결정했다. 발행주식 수는 현재의 10분의 1인 5518만주 정도로 줄게 된다. 회사 측은 “과다 자본금을 줄여 자본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계열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4000억원의 자금조달 계획을 밝히면서 그룹 안팎에서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두산건설이 연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는 1550억원 수준이다. 2년 내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잔액은 9월 말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유상증자에 실패할 경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계열사가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유상증자 등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해도 영업이익을 포함해 경영실적이 나아지지 않는 한 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