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한중연 원장, 취임 2개월 간담회…“산업·민주화 두 축에 문화로 삶의 질 높여야”
입력 2013-11-26 19:21
이배용(66·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 원장은 26일 “그간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 바퀴가 한국을 이끌고 왔다면 앞으로는 두 축의 장점에 문화를 더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문화로 전 세계에 희망을 전해줘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범 35주년을 맞은 한중연의 첫 여성 원장인 그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2개월여 만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요즘 한류가 뜨고 세계인의 한국에 대한 시선과 관심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럴 때일수록 한중연의 역할과 책임, 본분이 중요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현 세대의 창의성만으로 이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전통시대부터 이어진 문화 DNA, 창의성, 인본정신이 기저를 이뤘기 때문에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매혹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고유 전통문화의 가치를 찾아내는 게 바로 미래의 과제이죠. 제가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통의 차별성, 고품격의 문화 전문성이 대중성과 함께할 때 한류의 폭도 넓어지지요.”
그는 이를 위해 특히 한중연 장서각에 보관된 국가 왕실 문헌 10만여점, 민간 사대부 문헌 5만여점 등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아카이브로서 세계문화 리더국가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는 역대 원장들과의 차별성을 ‘소통’에서 찾았다. “역대 원장들이 잘해 왔지만 다소 분산됐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연구 생산은 많고 학술대회나 국제행사를 많이 여는데 외부에는 그 성과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더군요. 구성원들의 소통을 통해 결집을 이뤄내고 공동 연구도 폭넓게 진행하면 한중연이 예전보다 훨씬 더 효율성을 갖고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예산 등 정부의 뒷받침도 필요하지요.”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