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익산 왕궁리 궁성 후원 전모 밝혀졌다

입력 2013-11-26 18:48


백제 무왕(600∼641) 때 전북 익산 왕궁리에 조성된 궁성(사진)의 후원(後園) 전모가 드러났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09년부터 왕궁리 유적(사적 408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후원 전체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후원의 총 면적은 3만9100㎡로 조사됐으며 돌을 반듯하게 다듬어 설치한 석렬 시설, 9부 능선을 따라 구릉을 감싸는 환수구(環水溝), 구릉 정상 쪽에 조성된 건물터 등이 확인됐다.

또 다채로운 괴석(怪石)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물을 이용해 경관을 조성했다. 환수구는 그 자체가 조경시설인 동시에 구릉 정상에서 내려오는 물을 성 외곽으로 빼내는 수로(水路)의 역할도 담당했다.

1989년부터 진행된 이곳 조사에서는 궁성과 관련된 성벽, 전각(殿閣), 정원, 대형화장실, 공방(工房) 터, 인장(印章) 기와, 중국제 자기, 연화문 수막새 등 유물 5900여점이 출토됐다.

연구소는 “출토 유물로 보아 후원의 사용 시기는 후삼국에서 고려시대까지로 추정 된다”며 “다양한 괴석과 물을 이용한 경관 조성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 조경(造景) 기술의 시원(始原)이고, 백제 궁원(宮苑) 관련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일한 발굴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