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융합형 디자이너 양성키로
입력 2013-11-26 18:22 수정 2013-11-26 23:09
세계적인 오디오 회사 뱅앤올룹슨은 제품을 소개할 때 꼭 디자이너의 이름을 알린다. 명품을 제작한 디자이너는 자긍심을 느끼고 이는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정부가 이를 타산지석 삼아 ‘디자이너 실명제’를 공공부문부터 도입키로 했다. 디자이너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디자인산업 정책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말 수립된 디자인산업융합전략(2013∼2017년)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른바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에 주목했다. 디자인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일이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정신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영국항공이 2000년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박스형에서 S자형으로 바꿔 연간 영업이익을 8000억원 늘린 사례도 있다.
정부는 디자인적 사고가 산업 전 분야에 흘러넘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른바 ‘스필오버’(spill-over·확산) 전략이다. 디자인과 여러 산업이 융합되는 추세에 맞춰 공학 전문성을 갖춘 디자이너를 집중 양성할 계획이다. 기계·전기·자동차 등 산업분야별 전문 디자이너 교육을 위해 융합형 디자인대학을 14개(2012년)에서 2015년 30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공공시설물에 디자인 개발자를 명시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디자인 실명제 실시기업을 각종 디자인 대회에서 우대하는 등 디자인 실명제를 민간으로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당장 내년부터 전자, 로봇, 육상교통기기, 해양조선, 생활산업, 의료, 서비스 등 7대 분야의 중소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디자인 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200억원을 지원한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