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할머니들 日서 항의 집회
입력 2013-11-26 18:12 수정 2013-11-26 22:58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일본 현지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광주 시민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김정주(83·서울) 할머니 등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2명이 26일 오후 도쿄 ㈜후지코시(不二越) 본사 정문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고 밝혔다. 후지코시는 ‘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1944년과 1945년 2회에 걸쳐 13∼16세의 소녀 1089명을 끌고 가 강제 노역을 시킨 일본 내 대표적 전범기업 중 한 곳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 사법부 판결과 관련, 일본 정부와 해당기업들이 강력히 반발해 상급 법원에 항소한 가운데 이뤄진 이 집회는 일본 지원단체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노동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가 주최했다. 김 할머니 등은 1년 가까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해방 이후 고향에 돌아왔지만 ‘위안부’로 오해를 받아 파혼을 당하는 고통도 겪었다.
김 할머니 등은 2003년 일본 정부와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 이어 2011년 10월 도쿄 최고재판소에서 기각 판결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내린 배상 취지의 판결에 힘입어 지난 2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후지코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