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악몽으로 만든 인솔교사… 잠옷차림 중학생들 베란다 감금하고 폭행

입력 2013-11-26 18:01

지난 5월 강원도 태백으로 떠난 서울의 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은 인솔강사의 폭력과 욕설, 성추행으로 얼룩졌다.

끔찍한 경험은 일과시간 이후 시작됐다. 4개 반 인솔을 맡은 프리랜서 가이드 강모(30)씨는 5월 6일 오후 8시쯤 숙소에서 ‘롤링페이퍼’ 작성시간에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학생의 엉덩이를 밥주걱에 물을 묻혀 때렸고 포크로 얼굴을 찔렀다.

강씨는 오후 11시10분쯤 잠자리에서 떠든다는 이유로 남학생 21명과 여학생 10명을 팬티 속옷이나 잠옷 차림으로 베란다 난간에 불러 세운 뒤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는 학생들에게 “각오했겠지. 이 XX. 옷 안 벗으면 때린다”며 위협했고 베란다 문을 잠가 1시간50분가량 감금했다.

강씨는 밤늦도록 잠을 자지 않는다며 이튿날 새벽 2시쯤 학생 59명을 숙소 주차장에 집합시켰다. 그는 한밤중 학생들을 상대로 오리걸음 7바퀴, 주차장 달리기 10바퀴, 앉았다 일어나기 300회, 토끼뜀뛰기 30∼40회 등 군대식 가혹행위를 시켰다. 그는 “XX들아 그냥 닥치고 뛰어라. 계집애들이 더럽게 안 뛰고”라고 말하며 협박했고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강씨는 새벽에 남학생 숙소에 들어가 배와 등을 때리고 목을 졸라 제압한 뒤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4명을 성추행하기도 했다.

강씨의 지나친 행동이 계속되자 학생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범행 장면을 촬영한 뒤 학교 교사와 함께 강씨를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홍창)는 강씨를 폭행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