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성적 발표] 국어 A·B형 난이도 차이없고 수학 2013학년도만큼 어려워

입력 2013-11-26 17:52 수정 2013-11-26 22:22


처음으로 도입된 수준별 대학능력시험은 학습부담 감소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적지 않은 혼란만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들을 위해 쉽게 출제하겠다던 국어 A형은 문과생들이 보는 B형과 비교해 난도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으며, 영어의 경우 당초 우려대로 중위권 수험생들은 실력보다 A·B형 어떤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수학은 A·B형 모두 지난해만큼 어려워 부담이 전혀 줄지 않았다.

◇국어=만점을 뜻하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A형 132점(1.25%), B형 131점(0.92%)으로 나타났다. ‘물수능’이라 불렸던 지난해보다는 어려웠지만 대체로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 A·B형 모두 수학이나 영어와 비교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 대입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이 다른 과목에 비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점자 비율로만 보면 A형이 B형에 비해 더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쉬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야 하지만 실제 채점 결과 A형이 B형보다 1점 높았다. 의·치대 지망생들이 포진한 이과 상위권 수험생의 점수가 문과생들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시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난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 A형과 B형으로 나눠 혼란을 초래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영어=수험생 68.7%가 선택한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수능보다 5점 하락했다.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 0.66%에서 0.39%로 낮아져 매우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어려웠지만 표준점수가 하락한 이유는 중하위권 수험생이 A형으로 이동하고, 중상위권 수험생이 남으면서 평균점수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A형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33점이었다. 6월 모의평가 147점, 9월 모의평가 145점에 비해 무려 12∼14점이나 하락했다. 이 또한 응시인원 변화에 따른 것으로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입시전략을 세웠던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중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어떤 유형의 시험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대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형 1등급과 B형 4등급의 표준점수 차이가 21점, B형 5등급과는 32점으로 나타났다. B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을 32점 이상 주는 대학은 현재 없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내년에는 영어 수준별 수능을 시행하지 않으므로 A·B 유형 선택에 따라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 상당수가 재수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문·이과 모두 수학 점수가 올해 대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A형 143점(0.97%), B형 138점(0.58%)이었다. 지난해 문과형 수리 ‘나’ 142점(0.76%), 이과형 수리 ‘가’ 139점(0.98%)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나 영어에 비해 최대 11점 높고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 간 차이도 6점으로 다른 과목에 비해 두드러졌다.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A형 137점, B형 132점으로 나타났다. 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 차이가 4점, 영어는 A형 4점, B형 7점이었다. 영어 B형을 제외하고는 상위권 변별력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