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교생 조회예배… 인천중앙여자상업고등학교

입력 2013-11-26 17:54 수정 2013-11-26 21:39


“공부 스트레스 기도로 날려요”

26일 오전 인천 도원동 인천중앙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생기 넘치는 여고생들의 노랫소리가 건물 전체에 울려 퍼졌다. 교실에 있는 TV를 이용해 전교생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예배 인도자는 학생이었다. 기자가 2학년 10반 교실에 들어서자 30여명의 여고생들이 박수를 치며 복음성가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

찬양을 마친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누가복음 8장을 읽고 손을 모아 기도했다. 예배는 주기도문과 함께 마무리됐다.

인천중앙여상은 매일 아침 반별 조회를 예배로 진행한다. 학생들 가운데 기독교인의 비율은 30∼45% 정도지만 예배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모두 진지했다. 주기도문은 2∼3명의 학생을 제외한 전원이 모두 눈을 감고 외웠다. 예배를 인도한 선교부장 학생이 “기말고사 준비를 열심히 해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도 구원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20분간의 예배가 마무리됐다. 이 학교에서는 교직원도 매일 오전 8시20분 지하 1층 예배실에서 경건의 시간을 갖는다. 처음 설립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인천중앙여상은 한국전쟁 직후 고(故) 김응순 목사가 전쟁고아와 전사자 부인을 상대로 무상 직업교육을 목적으로 설립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1974년 현 학교명인 인천중앙여상으로 설립 인가가 나면서 현재까지 종교사학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철저한 신앙교육은 학생들의 인성과 취업, 그리고 학원 복음화의 주춧돌이다. 입학 당시 30%인 학생들의 기독교인 비율은 3학년이 되면 45% 정도가 된다고 한다. 복도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스스럼없이 여교사들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등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지난 9월부터 학교 친구의 전도로 인천의 한 감리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2학년 김민경(16)양은 “입학 전에는 교회에 가면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교회에 다닐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며 “지금은 주일마다 교회에서 재밌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률도 매우 높아 지난달에는 지역인재 9급 공무원 선발시험에서 응시자 전원이 합격했다. 학교당 5명으로 응시인원이 제한된 시험에서 전원 합격한 학교는 전국에 2곳뿐이라고 학교 측은 전했다. 지난해 취업 희망학생 186명 가운데 171명이 공기업과 금융권, 대기업 등에 자리를 잡았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3학년 전솔(18)양은 “선생님들이 만날 때마다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해 주셨다”며 “힘든 시험 준비 과정에서도 선생님들의 격려와 기도에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인천=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