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영조의 장수 비결

입력 2013-11-26 17:11

조선의 제21대 왕 영조는 ‘농가집성’을 보급하고 균역법을 시행하였으며 청계천을 준설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백성들의 사정을 직접 보고 듣기 위해 재위 25년째부터는 50여회나 궁성을 나와 거리 행차를 하였으며, 1773년에는 경희궁 건명문에 신문고를 달아 어려운 백성들이 직접 고통을 호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2월에는 세손의 건의를 받아들여 양로연을 베풀기도 하는 등 고단한 백성들의 삶을 위로해 주는 왕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근검절약과 절제의 생활로 일관하는 한편, 재위 중 여러 차례 금주령과 사치풍조를 금지하는 조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무엇보다 훌륭한 왕으로 평가받는 것은 이처럼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통치뿐 아니라 그 자신부터 철저하게 절제된 생활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왕들은 12첩 밥상을 주로 받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러나 영조는 가난한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반찬을 줄이고 식탁을 검소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절제된 삶을 살았던 영조는 장수한 왕으로도 유명합니다. 1694년에 출생한 그는 1776년까지 살았습니다. 82년을 향유하였으니 오늘날의 평균수명만큼 누린 것이며 아울러 1724년 즉위하여 왕위에 있던 세월은 52년이나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 왕들의 평균수명이 40을 조금 넘길 정도였으니 영조야말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수한 왕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조의 장수 비결을 적게 먹고 절제된 생활을 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사치나 향락을 즐기지 않으므로 그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며 왕위를 누렸을 뿐 아니라 후세에도 존중받는 몇 안 되는 왕이 되었습니다. 영조는 힘없는 백성을 배려하며 욕심을 버리고 절제된 삶을 살 때 행복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역사적 실례로 남았습니다.

영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고 풍요한 삶을 누리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영조를 통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배워야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름 받은 우리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주님처럼 이웃을 배려하며 절제된 삶을 산다면 결국 나의 행복을 보장받을 것입니다.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이웃을 섬기며 절제하는 삶의 본을 보여주신 주님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삶의 교훈은 영조와 비교할 수 없는 귀한 모범임에도 우리는 그분과는 너무 먼 삶을 살며 행복을 잃고 있습니다. 갈등과 스트레스에 찌든 몸과 영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입시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부질없는 욕망을 내려놓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좀 더 가볍게 합시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