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국민일보 ‘따뜻한 겨울을 선물하세요’ 공동 캠페인] (上) 국내외 소외이웃 돕기 팔걷었다

입력 2013-11-26 17:18 수정 2013-11-26 21:59


얼마나 추웠으면… “내복 왔어요” 춤춘 北어린이

국제 구호단체 기아대책은 1994년 수해와 가뭄,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한을 돕기 시작한 이래 19년째 활발히 북한 지원 활동을 해오고 있다. 2010년부터는 1대 1 아동 결연으로 함경도 내 어린이들에게 영양식과 물품 등을 보내고 있다. 함경도에서 활동하는 김민수(가명) 기아봉사단원은 “가장 형편이 어려운 지역이지만 매년 실시되는 인민학교 신체검사 결과 오히려 타 지역에 비해 꾸준히 영양식을 지원받은 어린이들이 키나 몸무게 등 발육 상태가 훨씬 낫다”고 전해왔다.

대북법인 (재)섬김 한명삼 사무총장은 “2012년 영양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북한을 왕래하는 기아봉사단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 영양가루를 직접 제작했다. 북한 어린이와 학부모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북한 소학교 이만세(10) 어린이는 “배부름이 오래 가 이 안에 좋은 것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며 “매월 영양가루 받는 날을 기다린다”고 전해왔다.

기아대책은 지난 8월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정책에 따른 반출 승인을 받았다. 영양빵 재료, 영양가루, 종합비타민, 우비, 장화, 방한점퍼 등 약 7억8000만원어치 지원 물품을 함경도 지역으로 보냈다. 한 달 뒤 북한 현지로부터 물품이 어린이들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소식이 왔다. 한 사무총장은 “지원된 영양빵 재료로 북한 어린이들은 매일 점심시간에 빵 1개씩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영양빵과 함께 제공된 영양가루, 종합비타민 등으로 부족한 영양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기아봉사단원은 “지원받는 마을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 경계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차를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며 “빵이나 막대사탕을 받으면 동생과 나누어 먹겠다고 먹지 않는다. 배고파서 혼자 먹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한 어린이는 빵을 덥석 한입 물다 동생들 얼굴이 떠올라 한 입만 먹고 가방에 넣었다”고 안타까워했다.

1∼2월쯤 북한 북부 지역 평균 기온은 영하 40도에 이른다. 매년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도 차가운 바람을 피할 수 없다. “북한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만큼 얼어 죽는 사람도 많다. 배고픔보다 더 힘든 게 추위”라고 박철호(가명) 기아봉사단원이 말했다.

‘라진이의 겨울동무’는 2009년부터 5회째를 맞는 방한용품 지원 캠페인이다. 박 기아봉사단원은 “북한의 겨울철 추위는 점점 심해지고 있지만 나라에서는 더 이상 방한용품을 지급해주지 않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장마당(시장의 북한말)에 옷이 나와 있어도 돈이 없어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추위에 내복 없이 방치된다. ‘라진이의 겨울동무’ 지원 물품인 귀마개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줬지만 처음 보는 물건이라 사용법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아궁이에 땔 장작이나 먹을 것이 변변치 않아 소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도 산과 들로 장작과 식량을 찾으러 다녀야 한다”고 전했다.

2009년부터 ‘라진이의 겨울동무’로 북한에 지원된 겨울 물품은 약 5억원어치. 함경도 어린이 5만6000여명이 방한용품과 간식을 받았다. 작년, 지원받은 내복과 점퍼를 받아본 김다정(9·여) 어린이는 내복을 받아들고 “내복이 왔어요. 솜내복임다. 얼마나 따뜻한지 아심네까?”라고 웃으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고 박 기아봉사단원은 전했다. 그는 이어 “한 어린이는 지난해 지원한 털장화를 신지 않아 이유를 물으니, 너무 좋아 아껴 신는다”고 했다며 “내년이면 발이 커서 맞지 않을 텐데 맘이 아팠다”고 전했다.

기아대책은 올해 양말과 신발이 없어 천으로 만든 신을 신고 다니는 황해북도 어린이들에게 내복과 털장화를 나눠준다. 한 사무총장은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데, 올 겨울은 더 춥다고 하니 북한 어린이들이 남한에서 보낸 내복과 털장화로 따뜻한 겨울을 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의 특별한 관심을 호소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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