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 ‘2013년 가장 영향력 없는 명사’

입력 2013-11-25 19:04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52)이 올해 가장 요란했던 ‘빈 수레’로 뽑혔다.

미국 남성잡지 GQ는 올해의 가장 영향력 없는 명사 1위에 로드먼을 선정했다고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명단에는 튀는 언행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해놓고 알맹이는 없었던 유명인사들이 이름을 올린다.

로드먼은 올해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방북 때마다 독재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듯한 모습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었다.

이런 그가 가장 별 볼일 없는 인물로 선정된 데엔 김정은과 자칭 ‘친구’가 된 것 말곤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로드먼은 지난 9월 북한에 가면 현지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45)씨의 석방을 요구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정작 김정은을 만나선 아무 말도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의 관심이 배씨 석방 여부에 집중되자 “그건 오바마(미국 대통령)에게 물어보라”며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미국에 돌아온 로드먼은 “호화 시설로 가득한 개인 섬에 초대받아 (김정은과) 요트와 연회를 즐겼다”는 이야기만 늘어놨다. 이 때문에 오히려 김정은의 대외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GQ는 “로드먼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려고 필사적인 드리블을 했다”며 “스스로 이 명단에 오르길 원하는 독재자와 시간을 보내려고 기꺼이 국경을 넘는 반역을 범했다”고 꼬집었다.

로드먼은 다음 달 세 번째 방북을 계획 중이지만 그가 미·북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는 높지 않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유명 요리사 겸 사업가 폴라 딘(66·여)은 로드먼의 뒤를 이었다. 뉴욕시장에 도전했다가 ‘섹스팅(음란대화)’ 논란에 재기의 꿈을 접은 앤서니 위너(47)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3위를 했다.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와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겪으며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 오바마는 17위에 올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