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조지 어거스틴 박사팀, 뇌를 형형색색 빛으로 보는 기술 개발
입력 2013-11-25 19:04
뇌 신경세포 간의 연결과 작동 원리는 20세기 초부터 꾸준히 연구돼 왔지만 수많은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뇌를 연구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복잡한 뇌의 연결구조를 형형색색 빛을 이용해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조지 어거스틴(사진) 박사팀은 뇌 회로의 작동을 형광 빛으로 보여주는 센서 단백질 ‘슈퍼클로멜레온’을 고안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뇌 신경망(시냅스) 간 소통은 +, - 성질을 가진 이온의 교환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억제성 신경망’(다른 신경세포를 억제시킴)의 활성화 여부는 세포 내 ‘염소 이온’ 농도 변화에 의해 조절된다. 연구팀은 이 이온 농도 측정을 위해 빛을 이용했다. 빛은 파장에 따라 다른 색깔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단백질 중 빛에 반응하는 형광 단백질을 뇌 기능 연구에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염소 이온에 반응해 빛을 내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도입했다”면서 “이를 통해 얻은 시각적 이미지를 분석해 살아 있는 쥐에서 특정 부분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슈퍼클로멜레온이 주입된 생쥐의 신경세포에서 염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청색이 진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어거스틴 박사는 “뇌의 염소 수송을 담당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경우 체내에 점액이 너무 많이 생성되는 ‘낭포성 섬유증’ 같은 유전병이나 특정 뇌 질환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