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과 경제] 올바른 부동산 거래(2)
입력 2013-11-25 18:24
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예배당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건축헌금을 잠시 은행에 넣어 두었습니다. 제직회에서 ‘왜 수익률이 낮은 은행에 넣어두고 있느냐’ ‘목 좋은 개발지역에 땅을 사뒀다가 값이 오르면 처분해서 그 돈으로 예배당 건물을 지으면 될 것을’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필자는 국세청에서 부동산투기억제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교회가 싸게 산 땅을 비싸게 되팔아 많은 이득을 남겼다면 그 부동산을 매입한 누군가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거나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토지매매이득을 챙겨야 할까요?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데 재테크수단이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옳은 생각일까요? 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이런 신앙적 우월의식이 바뀌지 않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본래 사업목적에 맞는 부동산투자는 적극 권장해서 사업이 번창하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투기는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동산투자와 부동산투기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부동산투자는 자기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한 후 공장이나 창고, 사무실이나 점포 등으로 쓰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동산투기는 사업과 관계없이 부동산을 매입해 두었다가 값이 상승하면 많은 이득을 남기고 파는 것입니다. 부동산투자와 달리 부동산투기는 국가나 사회, 나아가 우리 모두가 가져서는 안 되는 망국적, 반사회적, 반성경적 행위입니다.
실제 부동산거래에 있어서 부동산투자와 부동산투기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을 매입하는 장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향후 발생할 매매이득과 관계없이 자신의 사업목적에 꼭 필요한 실수요목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전형적인 부동산투자입니다. 부동산을 처분할 때도 부동산거래 당사자인 매수자에게 사회통념을 뛰어넘는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적 부동산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조용근 장로 <세무법인 ‘석성’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