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들 “초과 지준금리 내리기만 해봐”

입력 2013-11-25 18:16

미국 대형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과 지급준비금에 붙는 이자율(IOER)’을 인하하면 그 부담을 예금자에게 전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대안으로 IOER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연준의 초저금리 기조로 미국의 예금금리는 이미 제로(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예금에 비용을 물린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예금주인 개인과 기업에는 달갑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IOER은 시중은행이 연준에 예치한 지급준비금 초과분에 대해 제공하는 이자다. 연준은 현재 0.25%인 IOER을 인하,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묶어 두려던 자금을 시중에 풀어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초과 지준금은 2조4000억 달러(약 2541조6000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눈치다.

미국 대형은행 임원들은 FT에 IOER 인하에 따라 부담이 생기는 만큼 은행 고객들이 맡긴 예금에서 이를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예금 보험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예금을 받는 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 임원은 “수익 측면에서 보면 지금은 (예금을 받으면) 그나마 본전치기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연준이 IOER을 인하하면) 수익이 마이너스가 돼 은행들이 예금을 받는 데 따른 인센티브가 사라지기 때문에 예금자에게 오히려 비용을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