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비우량 회사채 떠안아 재정부실 우려
입력 2013-11-25 18:16
올해 산업은행이 발행에 참여했다가 팔리지 않아 떠안은 비우량 등급 회사채 물량이 1조24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물량의 40%에 육박한 것으로 산업은행 재정 부실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삼성증권은 올해 산업은행이 대표주관사 또는 공동 인수사로 참여한 가운데 공모 발행된 A+등급 이하 회사채의 전체 발행량은 총 3조1900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가운데 팔지 못해 산업은행이 떠안은 물량은 1조2400억원으로 38.8%를 차지했다.
지난 8월 코오롱글로벌(BBB·500억원), 7월 SK해운(A·500억원), 5월 한양(BBB+·200억원), 4월 한진해운 외화표시 회사채(A-·1680억원) 등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아예 발행된 전량을 인수하기도 했다.
비우량 등급 회사의 경우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발행·유통되지 못했을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재무적으로 개선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증권사도 산업은행 덕분에 직접 미매각 물량을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다는 점은 문제다.
지난 6월 기준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6%로 지난해 같은 기간(14.6%)보다 약 1% 포인트 떨어졌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보충했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이 불어난 탓에 BIS 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또 산업은행이 물량을 떠안을 경우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리스크가 회사채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