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일부 한강 이북 잔류 검토 왜… 수도권 방어 전력공백 우려 불식

입력 2013-11-25 18:06


주한미군이 2016년 경기도 평택미군기지로 이전할 예정이었던 2사단 일부를 한강이북 지역에 잔류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등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분석된다.

커티스 스카파로티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이 25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사단 일부를 “한강이북, 즉 우리가 1구역이라고 칭하는 구역에 어느 정도 잔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카파로티 사령관이 언급한 1구역은 군사용어로 ‘전투지역전단(FEBA)’으로 지상전투부대의 주력이 배치돼 있는 최전방 한계선을 의미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의 위협이 보다 더 강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당초 양국은 2003년 2사단을 한강이남지역으로 이전키로 합의했다. 2사단은 주한미군의 주력부대로 사단사령부와 2개 보병여단, 막강한 화력을 지닌 다연장 로켓(MLRS)과 자주포를 보유한 1개 포병여단, 아파치 공격용 헬기와 카이오아 정찰헬기를 보유한 1개 항공여단 등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전력이 한꺼번에 한강 이남으로 내려갈 경우 수도권 방어에 대한 전력공백이 우려되고 북한에게 수도권 방어가 약해졌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강이북에 남게 될 전력으로는 포병여단이 유력시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집중 배치된 북한 장사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사단 예하 포병여단은 사거리 45㎞의 다연장 로켓 30여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사시 우리군 포병과 함께 장사정포와 기계화 부대를 타격하게 된다.

이와 함께 2사단을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근무하는 연합사단으로 전환하는 사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스카파로티 사령관은 “최윤희 합참의장과 논의한 바는 없지만 많은 관심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창설 논의를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계획들이 본격 추진되면 주한미군 이전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고 이전이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