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조영곤, 윤석열 작심 비판 “자의적 해석 말 바꾸고 보태”
입력 2013-11-25 18:11 수정 2013-11-25 22:11
조영곤(55·사법연수원 16기) 서울중앙지검장이 25일 퇴임하며 “수사의 중립성을 지키고자 한 상관의 수사 지휘를 자의적 해석을 담아 말을 바꾸고 보태는 것은 검찰 상하는 물론 국민 불신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정치·대선개입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내홍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조 지검장이 마지막 공개 석상에서 직속 부하이자,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53·연수원 23기) 여주지청장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윤 지청장은 지난달 21일 국정감사장에 나와 조 지검장을 수사 외압의 한 주체로 지목했다. 당시 윤 지청장은 “조 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며 격노해 불가피하게 상부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 영장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조 지검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난 7개월 동안 근무 수행 과정에서 결코 법과 양심을 속인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더 이상 자극적인 말 만들기나, 덮어씌우기 행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취임식 때부터)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명분으로 무리한 검찰권 행사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수사 과정의 적법 절차, 절차적 무결성이 수사 결과의 정당성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은 검찰 공무원으로서 모두가 알고 있는 당위”라고 강조했다.
외압과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동시에 특별수사팀이 자의적으로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공소장 변경 신청까지 한 데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퇴임식에서 조 지검장의 주요 수사 약력을 소개할 때도 국정원 관련 수사는 제외됐다.
지난 4월 취임한 조 지검장은 국정원 직원 체포·압수수색 등 과정에서 윤 지청장과 마찰을 빚었고 논란이 커지자 지난 11일 사의를 밝혔다. 조 지검장은 공식 사표가 수리된 지난 22일에도 기자들에게 “외압이란 말은 정말 억울하다.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등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