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마음도 어둡다?… 인권위, 편견 조장 방송사·종편 시정 권고

입력 2013-11-25 17:56 수정 2013-11-25 22:01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정 인종·문화에 대해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표현이 사용됐다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방송사에 무더기로 재발방지책 마련을 권고키로 했다. 인권위는 25일 4개 지상파 방송사업자(KBS·MBC·SBS·EBS)와 4개 종편 사업자(jtbc·mbn·TV조선·채널A),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대한 권고안이 제43차 상임위원회에서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주 인권 가이드라인 모니터링단’을 꾸려 올 5∼10월 35개 방송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했다. 한 지상파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흑인을 가리켜 “피부가 어두워서 사람도 어두운 줄 알았다”고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방영했다. 아프리카 원주민 춤을 킹콩 춤에 비유한 지상파 프로그램도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사례로 지적됐다.

이주민 자녀에 대해 “다문화가정 아이라서 걱정이 많고 내성적”이라고 말한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 교사의 발언과 정확한 근거 없이 “탈북 여성 상당수가 성병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종편 뉴스도 지적됐다. 인권위는 ‘검은 머리 푸른 눈’처럼 신체적 특징을 과도하게 부각한 표현이나 ‘왜색’ ‘꽃제비’ 등 비하적인 표현이 제한 없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